학교 가기 싫은 아이, 달랠 방법은? [메디컬투데이/헬스메디]
겨울방학이 끝난 개학날 아침은 유난히 정신이 없다. 평소와 달리 일찍 일어나야 하는 아이와 그 아이의 부지런하지 못함을 탓하는 부모.
특별한 일이 없어도 여느 아침과는 다르게 부산함을 떨게 된다.
여기에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울기까지 한다면 부모는 더욱 당황스럽게 된다. 대부분 편안한 방학동안의 일상을 버리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항변이지만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 과연 얌전히 방학을 끝내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학이 끝난 후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또는 평소 학교생활을 잘 하다가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는 현상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분당차병원 정신과 육기환 교수는 “항상 잘하고 항상 좋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환상”이라며 “직장인이 때때로 회사에 나가고 싶지 않은 것처럼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이 같은 상황도 미리 예방한다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겨울방학이 지나고 봄방학이 끝나면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학업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 때이고 시작이 중요한 만큼 본격적인 학교생활이 시작되기 전 학교생활에 익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육 교수는 “개학하기 약 일주일 전부터 부모와 함께 평소 학교를 다닐 때의 시간표에 맞춰 연습하는 것이 좋다”며 “갑작스러운 개학 대신 미리 연습을 해 놓는다면 아이가 학교생활에 자연스럽게 다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아침에 두통 등의 신체 증상을 호소하며 등교를 심하게 거부하는 상황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분리불안증을 의심할 수 있다.
분리불안증은 엄마가 도망을 가거나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는 것이다.
중앙대의료원 정신과 진성남 교수는 “분리불안의 원인은 개인차가 매우 심하지만 우선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를 불안감을 일으키는 부분이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가벼운 정도의 분리불안일 경우 부모와 아이의 관계의 양육태도를 올바르게 바꿔준다면 많이 좋아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소아청소년신경정신과 전문의협의회 김영화 총무(강동소아정신과의원)는 “아이가 자라면서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생기고 학교에서 친구와 사귀고 옥외활동에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면 정상적인 불안증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며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인데 자녀가 부모를 떠나 바깥세상에서 생활하는 것에 부모가 확고한 믿음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엄마가 아이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을 한다든지 아이에 대해 과잉보호를 하게 되는 경우는 어린이가 바깥에서 행동하는 것이 수동적이고 대인관계에서 지나치게 부끄러움이 많은 어린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분리불안증을 보이는 아동의 어머니는 우울증이 있다던지 부부문제가 있는 경우가 흔하여 아이에 대해 더욱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을 만족시켜주지 못해도 분리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
진 교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처럼 엄마와 떨어졌던 충격적인 경험이 있거나 또는 애착 단계가 만족스럽게 형성되지 않았을 때에도 아이가 엄마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무서워하고 불안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문제는 이 같은 분리불안이 아이들의 학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전문의들은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만약 아이의 증상이 심하다면 약물치료도 고려될 수 있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분리불안을 방치할 경우 어른이 돼서도 불안장애나 공포증을 가질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필수이다.
한편, 아이가 분리불안증을 보인다고 해서 학교를 보내지 않는 것은 금물이다.
김 총무는 “결석을 계속 할수록 친구들과 사귀기가 어렵고 시험이나 숙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게 때문에 더욱 학교에 가기 싫어지게 된다”며 “부모는 등교에 대해서 확고한 태도를 취해야하고 학교선생님과도 협력해서 심하게 불안한 경우엔 엄마와 연락 할 수 있도록 해 아이를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