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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2011. 5. 25]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뇌를 알면 가능하다
[기고] 반항이라 억누르면 안돼…청소년기 뇌 특징은 '비합리성'
기사입력 2011-05-25 오후 1:51:49

열 네 살 시영이는 요즘 부모님이 정말 밉다. 조금 늦게 들어왔을 뿐인데도 부모님은 자꾸 시영이가 엄청난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화를 내곤 한다. "알아서 한다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생각하는 것이 고작 그거니? 정말 실망이다." 시영이는 생각이 없다는 둥,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는 둥 자신을 이해해주지는 않고 자꾸만 잔소리만 하는 엄마 아빠에게 요즘 들어 부쩍 더 거리감을 느낀다.

행복한 가정의 달 5월,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대화'가 아닌, '무시무시한 긴장이 감도는 대화'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간다. 저출산 시대인 요즘 특히 가족 경제는 물론 여가와 생활 등 가족의 중요한 문제가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시영이의 경우처럼 부모와 자녀 간 생각의 차이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대화 단절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불거지기 쉽다.

종민이는 열일곱 살이 되자 급격하게 키가 크고 몸집이 커졌다. 그러자 주로 학교에서 배짱 있고 싸움 잘하기로 소문난 친구들이 주위에 모여들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학교를 빼먹기도 했고, 잘난 척하는 또래 아이를 만나면 주먹다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엄마 아빠는 종민이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게 되었다. 사실 종민이는 초등학교 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치료를 받았지만 끝까지 받지는 못했다. 결국, 종민이는 다시 기나긴 치료를 시작해야만 했다.

사춘기 아이들의 반항이라고 보기엔 도를 넘어서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의 충돌, 그리고 사춘기 아이들의 우울증과 비행은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라 부모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해주어야 사춘기를 특별한 문제없이 보낼 수 있다.


▲ <사춘기 뇌가 위험하다> (김영화 지음, 해피스토리 펴냄) ⓒ프레시안
소아정신과에서는 학습장애, 언어발달장애, 소아우울장애, 주의력 결핍장애, 행동장애, 틱장애, 유뇨증, 유분증, 분리불안장애, 강박증을 치료하며 청소년 정신과에서는 비행청소년, 게임중독증, 시험불안, 반항장애, 정신분열증, 조울병, 청소년우울증 등 다양한 문제를 치료받을 수 있다. 결국 사춘기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모의 적극적인 태도이다.

열여덟 살 한나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 공부도 더 열심했다. 하지만 시험에서 지나치게 긴장한 탓일까? 한나에게는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습관이 생겼다. 답을 다 쓰고도 글씨가 똑바르지 않아 보여서 지웠다가 다시 쓰기도 했다. 지나친 꼼꼼함과 반복 행동으로 결국 한나는 시간 내에 문제를 다 풀지 못해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반복해서 확인하는 행동이 강박적인 생각과 반복적인 행동이 되어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고, 일상 생활에서 장애가 될 정도로 심해지는 것을 '강박 장애'라고 한다. 강박 장애는 일종의 불안 장애이다. 10세 무렵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이후 성인기까지 이어지기 쉽다. 강박 장애는 뇌에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 증상을 가진 아이의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부모가 아이의 이상 행동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지지해야 하는 것이다.

도대체 사춘기가 무엇이기에 아이들은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갑자기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일까? 내 아이의 사춘기 변화는 과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될까? 1904년 심리학자 스탠리 홀(Stanley Hall)은 <청소년기>라는 두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청소년은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으며 정서적으로, 그리고 지적으로 혼란을 겪는 일종의 독특한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 부부의 저서 <사랑은 지독한 혼란,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에서 사랑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을 하였던 것처럼, 필자는 한마디로 '사춘기 뇌는 지독한, 혼란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심리학자들이 사춘기 문제를 호르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면, 이제는 뇌과학으로 사춘기 행태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청소년의 충동적인 행동은 뇌의 전두엽 부분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뇌의 가장 앞쪽에 자리 잡은 뇌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기능을 한다.

우리는 게임중독과 우울증, ADHD, 청소년 비행에 빠진 '1024' 사춘기(10세에서 24세로 늘어난 사춘기) 뇌의 비밀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사춘기 뇌는 지금도 자라고 있으며, 전두엽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 부모의 말을 오해하고, 충동과 반항,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것은 모두 미숙한 뇌로 인한 것이다. 사춘기를 이해하려면 제2의 탄생기를 겪고 있는 사춘기의 뇌부터 이해해야 한다. 사춘기 뇌의 특징을 알았을 때, 부모는 자녀가 '말대꾸가 심하고 너무 폭력적일 때', '상상의 세계에 자주 빠질 때', '이상한 버릇이 생겼을 때' 등 사춘기 청소년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찾을 수 있다.

5월 가정의 달, 부모와 자녀와 이유 있는 전쟁을 이해하려면 '사춘기 뇌가 위험하다'는 기본 사실을 알고 문제를 풀어나가면 의외로 평화를 주는 해답은 쉬운 곳에서 찾아질 것이다.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 원장, <사춘기 뇌가 위험하다> 저자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10525093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