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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11.9.10 달라도 다함께 인터뷰]

▼ 김영화 원장이 들려주는 ‘다문화 자녀 키우는 법’ ▼
“어릴 때부터 다문화의 자부심 심어줘야”

“병원에 상담하러 오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대부분 비슷한 증세를 보입니다. 청소년의 경우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학습장애와 이로 인한 등교 거부, 따돌림입니다. 유아의 경우 자폐증과 유사한 ‘유사자폐’죠.”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사진)은 “어릴 때의 언어발달장애나 유사자폐 증세가 청소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청소년기가 되어 병원에 찾아오게 하는 학습장애나 어릴 때의 유사자폐 모두 어머니와 아이의 애착 형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5년 전부터 상담을 받으러 오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늘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심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거나 번역서 ‘다문화 사회와 아이들’을 내는 등 다양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다문화 가정에서 엄마의 모국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엄마로서는 서툰 한국말로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애착 형성이 힘들어진다”며 “애착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의 언어발달이 늦어지고 청소년기의 학습장애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최근 한 달간 치료를 받은 아동을 사례로 들었다. 이 아이의 엄마는 한국인, 아버지는 필리핀계 미국인이었다. 시집에서 “영어도 할 줄 모르냐”며 구박을 받아온 엄마는 한국어로 아이를 돌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아이와 집 밖에서는 제대로 대화도 하지 못했다. 결국 아이는 유사자폐 증세를 보였고 미국에서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김 원장은 “엄마 아빠의 국적만 바꾸면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새롭게 형성하면서 많이 나아졌다. 엄마가 돌아가며 ‘앞으로는 아이와 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그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유럽과 호주 등 일찍부터 다문화 사회를 맞은 국가의 경우 이 같은 문제를 미리 방지한다. 김 원장은 “독일의 경우 모든 발달이 정착되는 세 살까지는 매년 나라에서 언어발달 수준을 확인하고 늦다고 판단될 때는 국비로 치료한다”며 “유아기 언어발달만큼은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미 학교나 가정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경우 자신의 문화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어머니의 나라와 아버지의 나라 두 가지 문화정체성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복잡한 문제에 부닥치고, 내 뿌리는 어디인지 고민하며 또래집단과 동질감을 느끼기도 어려워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두 가지 정체성에 모두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예를 들어 어머니 나라가 베트남이라면 그 나라는 어떤 점이 좋은지, 위인은 누가 있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병원에 오면 늦습니다. 치료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죠. 학교와 가정에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출처:http://news.donga.com/3/all/20110909/40225650/1